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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7-08-19 오후 11:25:54
해럴드경제 200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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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소수자’ 우리는 한예종이다



개교 14년만에 세계적 아티스트 인큐베이터 급부상

김선욱ㆍ김주원ㆍ임동혁ㆍ박세은…예술 전분야서 영파워 약진

마에스트로 직접강의ㆍ자유로운 커리큘럼…‘한예종다움’ 탄생

콘텐츠 생산ㆍ장르 융합은 숙제…세계무대 흔들 그날을 꿈꾸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젊은 힘이 무대를 바꾸고 있다. 개교 14년만에 클래식 음악, 무용, 연극, 뮤지컬 등을 망라하는 모든 무대를 장악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한 것.


2006년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 2007년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세은, 2007년 뉴욕인터내셔널 발레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하은지, 국립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김주원ㆍ김현웅, 유니버설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황혜민ㆍ엄재용의 공통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피아니스트 임동혁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도 한예종 예비학교 출신이다.


최근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연극ㆍ뮤지컬계에서도 한예종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06년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오, 당신이 잠든 사이’와 ‘김종욱 찾기’를 만든 극작가 겸 연출가 장유진, 2006년도 최대의 화제작인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 ‘이’의 극작가 겸 연출가 김태웅, 배우 오만석이 이 학교 출신이다. 최근 대학로 무대에 올라가는 작품을 살펴 보면 상당수가 한예종 출신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충무아트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의 경우에는 아예 동문 3명이 극작ㆍ작곡ㆍ연출을 전부 맡았다. 무대 밖이긴 하지만 영화 ‘괴물’의 시나리오 작가 하준원,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의 스토리 작가 윤은경 김은희도 활약중인 동문이다.





▶14년간 서서히 예술계 힘으로 성장


지난 1993년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설립되던 때를 기억하는 이들은 최근 한예종이 발휘하는 놀라운 힘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 당시 국내에는 예술학교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낯설고 어려운 ‘한국예술종합학교’라는 이름은 잘 기억되지 않았고, 비슷한 이름을 가진 아카데미 개념의 학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더욱 헷갈렸다.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초대 총장인 이강숙 총장은 기존 대학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타대학의 유명 교수와 해외에서 활동중이던 최정상급 연주자들을 데려왔다. 교수들은 학교에 부임하면서 제자들을 설득해 입학시키도 했다. 하지만 학력 위주의 국내 사회에서 ‘졸업해도 정식 학위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문제였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음악원 연극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등 6개원이 순차적으로 개원했다. 졸업생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한 것은 2000년대 이후부터. 재학생들이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한 것이 시작이다. 지금까지 한예종이 배출한 국내외 유명 콩쿠르 입상자는 280여명에 이른다. 덕분에 예술학교에 대한 인식도 확실히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오직 실기만으로 입시를 치르고 교육 과정이 차별화돼 있다는 점 때문에 타대학에 비해 더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한다.





▶ 도대체 비결이 뭘까=한예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교육부에 속하지 않고 문화관광부 산하에 있어 자유로운 학생선발과 교육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예종 미술원의 경우 미대 입시의 전형이었던 석고 데셍을 생략하거나 역발상으로 검은 석고상을 그리도록 하는 등 파격을 선보였고, 음악원에서도 반복 학습에 의해 만들어진 실력이 아닌 잠재력을 보겠다며 즉흥연주와 같은 실험적 평가를 실시했다.

교육 과정도 일반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집중식 실기 수업을 도입했다. 학교와 무대를 분리하지 않은 것 역시 한예종 교육의 최대 장점으로 평가 받는다. 연극원의 경우 2학년까지 전공을 정하지 않고, 그룹과제를 수행하거나 타전공과 협동작업을 하도록 했다. 교내에서 만든 작품을 학교 안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대학로 무대에 올려도 손색이 없도록 했다. 덕분에 학생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재학 당시부터 대외적으로 활동하며 프로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영화 ‘괴물’ 시나리오, 뮤지컬 ‘언약의 여정’ 등은 모두 재학 중에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은=‘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 황지우 총장은 2006년 취임하면서부터 이같은 기치를 내세웠다. 앞으로도 주류가 되지 않고 실험정신을 간직한 비주류 집단으로 남겠다는 것이다. 대신 지난 4월 중장기 발전계획안을 통해 작은 몸의 장점을 살린 전공간 혹은 대학간 교류와 융합을 이끌어내고, 문화예술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문학, 공학과 예술의 접목도 학교가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연구 분야다.

황지우 총장은 “이미 유럽과 미국의 예술학교는 단순히 아티스트를 길러내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 있다”며 “그들처럼 핵심 역량을 콘텐츠 생산과 예술 장르간 융합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예종은 두 가지 지도를 그리고 있다. 음악원이나 무용원 현재의 컨서바토리(conservatory)형태로 남고 연극원 영상원 미술원 등 나머지 4개원은 인스티튜트(institute)로 가되 장르간 융합교육을 강화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당연시 됐던 학생 수출을 줄이고 역으로 해외 학생들을 수입하기 위해 AMA(Art Major Asian Scholarship)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현재 한예종에는 22개국으로부터 온 60여명의 외국인 예술영재들이 수학중이다.